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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는여자

[책리뷰]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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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작가) 저  북스캔 

 


정 말  만 나 야  한 다 !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라 발짝 물러나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창 안쪽에서 밖을 내다보는 사람이 아니라,

마이크나 연필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니라세상 속으로 직접 들어가 만나야 한다.

꼭 그렇게 만나야 한다.


책으로만 노래로만 영화로만 이론으로만 만나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발을 담그고 뿌리를 내리고 냄새를 맡고 첨벙거려야 한다.


망설이다가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도나 여전히 창가에 서 있는 사람이면,

풍경이나 바라보고 풍경이나 이야기하는 사람이면 어쩌나남에게 충고나 해주는 사람이면 어쩌나,

나는 그게 제일 두렵다.

 

문을 열고, 전혀 이상적이지 않은 현실과 만나야 한다그 어떤 명분이나 시보다 사람과 친화하는 것이 위대하다.

비빔밥처럼 버무려질 용기가 없다면내 삶은 힘 없는 흰 방처럼 여전히 깨끗하고 쓸쓸하고 허약할 것이다.

시를 쌓는 것보다 사람과 손 잡고 밥 먹고 시간을 붓고 마음을 쏟는 것이 낫다.


이제 그 강물 속으로 들어가직접 냄새를 맡고 손을 잡아야 한다.

내 손으로 먹고 먹이고 사랑하고 부딪치고 보듬고 잡아당기고 안아줘야 한다.


비루한 현실 속에 들어가 진짜 냄새가 있는 꽃 하나 찾아낸다면그제야 외롭지 않을 것이다.

그제야 온몸이 건강하게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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