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본 어떤 글 중에
사고 당하는 순간 죽어가는 피해자를 목격한 사람이, 계속해서 그 당시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던 순간이 생각난다며
이제 실생활에서 피해자의 환영까지 보여서 너무너무 괴롭고 무섭다는 글이 있었는데
그 밑에 신기한 댓글이 있었다.
읽으면서도 이사람 뭐지... 긴가민가 했었는데
그의 요지는, 악마는 사람이 나약해지는 순간을 노린다고.
거봐, 너도 똑같지. 너 이사람 안 구해줬잖아. 너가 잘못한거야. 그러니까 니가 죽인거야
...
니가 나를 죽인거야
로 피해자의 환영으로 그를 괴롭히는 거라고
그러니 절대 자책하지말라고. 독하게 먹고 무시하라고 했다. 그거 아니라고
그냥 저 대사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오싹한 글 생각나서 혼자 오돌오돌 떨었당
그리고 조금 다른 맥락이긴 한데... 동생이 해줬던 말이 계속 생각났다
누나야가 노력해서 얻는 거에 죄책감 느끼지말라고
그거 누나 꺼라고. 정당한 거라고. 왜 다른 사람 신경을 쓰냐고
생각해보면 나는 '성취'라는게 항상 두려운 사람이었다.
내가 백날 노력했어도, 다른 사람도 갖고 싶어했을거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게 정말 절실할 수도 있는데...
나는 과연 그 정도인가? 싶은 마음이 항상 나를 괴롭혔다.
웃긴건 나도 원하는건 분명한데 그래서 손 들어놓고는,
나보다 그 사람이 더 원하는 것 같지도 않을 때도 많은데
그냥 그게 습관이 되어서 양보하게 되고, 항상 상대 먼저 보내고 난 한말 물러서게 되고
반복되니까 그게 맘이 편하게 되고 당연하게 되고... 그랬었다.
노력해서 뭔가를 가진다는게 나에게는 너무 낯간지럽고 부끄럽고 괜히 미안해지는 마음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내 마음 속에도 죄책감으로 표방한 이상한 악마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갖고 싶은거 가져야지. 그리고 내가 가진거 누구에게도 안 미안할 정도로 당당하게 땀 흘려서 가져야지.
강하게 살아야지
그냥... 그렇게 난 저 영화보는 내내 동생이 해준 말이 생각이 났었다.